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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소 : 이렇게 소들은 소년을 키웠다 | 유병록 산문집[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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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무엇보다도 우리집에는 소가 있었습니다.”
농사짓고 소 키우는 집에서 자란 시인 유병록의 소를 그리는 마음!

흰 소의 해를 맞이하여 ‘소’를 주제로 한 신작 산문집 한 권 선보입니다. 201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시집 『목숨이 두근거릴 때마다』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와 산문집 『안간힘』을 펴낸 바 있는 유병록 시인의 두번째 책인데요, 『그립소』라는 제목하에 ‘이렇게 소들은 소년을 키웠다’라는 부제로 밀어올린 ‘소’를 추억하는 이야기 모음이라 일단은 요약하여 말씀드릴 수 있을 듯합니다.

충북 옥천의 농사짓고 소 키우는 집에서 자란 시인 유병록의 소를 그리는 마음! 총 3부로 구성이 되어 있는 이 책은 “무엇보다도 우리집에는 소가 있었”기에 쓰일 수 있던 유병록 시인만의 글이 아닐까 합니다. 집에 소가 있어, 그런 소와 함께 살 수가 있어, 소를 보고 소를 알기에 소와 한 호흡일 적 일들을 새록새록 떠올려 받아적을 수 있던 유병록 시인만의 기록. “소와 함께 살았소” “소를 타고 왔소” “소가 그립소”라는 3부의 각 소제목만 보더라도 그 글의 전개 과정이 살짝 추측이 되기도 하는데요, 이쯤에서 이 책에서 건진 한 문장을 이 글의 머리에 걸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소년은 소를 키우고 소는 소년을 키웠습니다.” 바로 이 한 줄을 말이지요.

출판사 서평

“무엇보다도 우리집에는 소가 있었습니다.”
농사짓고 소 키우는 집에서 자란 시인 유병록의 소를 그리는 마음!

흰 소의 해를 맞이하여 ‘소’를 주제로 한 신작 산문집 한 권 선보입니다. 201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시집 『목숨이 두근거릴 때마다』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와 산문집 『안간힘』을 펴낸 바 있는 유병록 시인의 두번째 책인데요, 『그립소』라는 제목하에 ‘이렇게 소들은 소년을 키웠다’라는 부제로 밀어올린 ‘소’를 추억하는 이야기 모음이라 일단은 요약하여 말씀드릴 수 있을 듯합니다.

충북 옥천의 농사짓고 소 키우는 집에서 자란 시인 유병록의 소를 그리는 마음! 총 3부로 구성이 되어 있는 이 책은 “무엇보다도 우리집에는 소가 있었”기에 쓰일 수 있던 유병록 시인만의 글이 아닐까 합니다. 집에 소가 있어, 그런 소와 함께 살 수가 있어, 소를 보고 소를 알기에 소와 한 호흡일 적 일들을 새록새록 떠올려 받아적을 수 있던 유병록 시인만의 기록. “소와 함께 살았소” “소를 타고 왔소” “소가 그립소”라는 3부의 각 소제목만 보더라도 그 글의 전개 과정이 살짝 추측이 되기도 하는데요, 이쯤에서 이 책에서 건진 한 문장을 이 글의 머리에 걸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소년은 소를 키우고 소는 소년을 키웠습니다.” 바로 이 한 줄을 말이지요.

여물과 사료를 주고 물을 주고 똥을 치우고 가끔 소가 송아지를 낳는 일을 돕기도 하면서 소를 키워본 소년. 목돈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읍내 우시장에 소를 내다팔고 그 돈으로 땅을 사고 학비를 보태고 자취방을 얻을 수 있었기에 소년을 키워냈다 할 소. 1년 전 내다판 일소는 어째서 1년 뒤 마당에 울음소리를 내며 제 살던 곳을 찾아올 수 있었을까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송아지가 좀처럼 일어서지 못할 때 어째서 시인은 입에 커다란 젖병 물린 송아지와 제 방에서 함께 잘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요. 물난리에 산중턱에 위치한 이웃집으로 피난을 가야 할 적에, 어머니는 안방으로 들어가고 다른 사람들은 일제히 외양간으로 향해야 했을 적에, 이웃집 외양간에 소들을 묶어놓고 그 소들과 함께 물에 잠겨가는 집을 내려다보는 풍경을 어째서 시인은 이리 덤덤히 기록할 수 있었을까요. 참으로 부럽게도요.

어릴 적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소와의 일화를 떠올려보는 일은 어릴 적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부모의 살아옴을 유추해보는 일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외양간의 소가 한두 마리씩 늘어날수록 부모님의 일이 그만큼 늘어났으니까요. 소를 키우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일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소에 관한 거 다 적어놓은 노트를 건네신 시인의 어머니. “어미소와 송아지에 대한 어머니의 일기를 읽다보니 오래도록 떨어져서 살아가는 어머니와 내가” 떠오르게 되었다는 시인. 그렇게 소 이야기가 시인의 이야기이면서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임을 알게 하는 책 『그립소』.

새끼와 떨어지고 나면 어미소는 새끼를 생각하느라고 밥을 먹지 않고 소리를 지른다. 3일은 지른다. 가슴이 아프다. (81쪽)

6개월 된 송아지를 팔았다. 잘 커서 고맙게 돈을 벌어주었다. 어미는 5년을 먹였는데, 팔고 나니 마음이 서운했다. 돈은 많이 받았지만 마음이 좋지 않다. (85쪽)

오늘은 아버님의 제사였다. 그런데 저녁에 갑자기 송아지가 죽었다. 화가 많이 났다. (86쪽)

「신정숙 약전」이라는 시인 어머니의 인생을 되짚어보는 페이지 속에서 ‘길렀다’라는 말이 눈에 밟혀 연필로 동그라미를 치고 보니 기른다는 말을 새삼 기리게도 됩니다. 보살펴 자라게 하는 일이 모성의 천성이 아니던가요. “내가 바라보는 어머니는 늘 같은 자리에서 무엇인가를 길렀다.” 논에서 벼를 기르고, 밭에서 고추와 들깨와 콩과 파와 가지를 기르고, 텃밭에서 토마토와 참외와 수박과 복숭아를 기르고, 앵두나무와 화단의 꽃을 기르고, 닭과 돼지와 개와 토끼를 기르고, 소를 기르고…… “기억 속의 어머니는 늘 무언가를 기르는 중인데 지금도 또 무엇을 기르는 중이다. 평생 기르는 일을 해왔으니 그 방면에서 단연코 전문가라 할 수 있다. 어머니 신정숙씨는 4남매를 길렀는데 그중 한 명은 나다.”

단순히 이익을 얻는 수단이 아니라 이웃하고 사는 동안에는 얼마쯤 가족으로 여기며 길러온 소. 일을 돕는 수단이 아니라 고기로의 쓰임이 더해지면서 멀어진 소와 사람 사이 마음의 거리. 그렇게 소로부터 멀어져 소가 있는 옥천이 아니라 소가 없는 서울에서 영화 〈워낭 소리〉를 보던 시인이 영화를 보는 내내 울었던 건 그도 말했듯이 제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과 안도감이 뒤죽박죽이 된 감정 탓이었을 겁니다. 참도 이상하죠. 우리들의 유년은 왜 우리에게 그런 뜨거운 눈물을 가져오게 하는 걸까요.

소처럼 일하는 직장생활 가운데 시인은 재밋거리를 하나 찾습니다. 가끔씩 유튜브에 들어가서 소 키우는 사람의 방송을 지켜보는 일이지요. 그러면 꿈도 하나 꿉니다. 소튜버가 되어보고자 하는 거지요.

소튜브란 이런 것이다. 먼저 소의 뿔 사이에 카메라를 단다. 고삐를 풀어주고 마을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도록 둔다. 어떤 소는 풀밭을 찾아가서 한참 동안 식사할 것이고, 어떤 소는 별일 없이 걸어다닐 것이고, 어쩌면 다른 집의 마당에 들어가서 기웃거리는 녀석도 있을 것이다. 당연히 다들 아무데나 똥을 눌 것이다. 그렇게 마음대로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저녁이 되면 가만히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뿔 사이에 매달아둔 카메라는 소와 같은 눈길로 시골 마을의 풍경을 담아낼 것이다. (165쪽)

소가 카메라맨이 되어 시골 풍경을 담아내는 방송을 보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라 자신도 하거니와 그래도 소들을 축사에서 탈출시키는 일을 꼭 한번 해보고 싶다는 시인의 바람에서 큰 응원도 보태게 됩니다. 어린 시절에 여물을 주었던 소가 송아지를 낳고, 그 송아지가 자라서 또 송아지를 낳고, 그 송아지가 자라서 또 송아지를 낳아가는 가운데 소년은 어른이 되었고 그러는 사이 언제나 소는 가만히 소년을 바라봤을 뿐이었겠지요. 그 눈을 상상하며 말없이 지그시 바라본다는 일의 숭고함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인의 다음 말에 귀를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살아오면서 소에게 많은 빚을 졌습니다.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소가 저를 태우고 여기에 왔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것은 너무 서정적입니다. 저는 소의 피와 뼈를 밟고 여기에 왔습니다. 이것이 진실에 가깝습니다.

물론 소가 제게 진 빚은 없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소에게 진 빚을 갚지 못했고, 앞으로도 갚지 못하리라는 게 뼈아픕니다. 다만 얼마쯤은 갚을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미처 소에게 갚지 못한 빚은 다른 존재에게 갚을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180쪽)

『그립소』에는 산문 외에 소를 테마로 한 시 6편도 실려 있습니다. 시인이 어디에도 발표한 적 없는 신작시입니다. 각 부의 시작과 끝을 열고 닫는 문지기로서의 시는 소박하면서도 정직합니다. 산문과 시에서 묻어나는 이 감정이 대체 무얼까 하니 ‘선량’임을 알겠어서 특별히 더 온화해지는 마음, 모쪼록 책장을 덮는 여러분들의 손끝에도 그러한 감동이 전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추천사

막내아들이 쓴 글을 사흘 동안 읽었다.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부모가 약삭빠르지 못해서 농사만 열심히 지었다. 어린 자식에게 고생을 많이 시켰다. 놀러도 못 다니고 외식도 못했다. 돌 사진도 찍어주지 못했다. 마음이 아프다. 미안하다. 그래도 복을 가지고 왔는지 막내가 태어나고 차차 살림이 나아졌다. 소들이 해마다 송아지를 낳았는데 한 해에 일곱 마리를 낳은 적도 있다. 덕분에 막내까지 먹이고 공부시켰다. 참으로 소들에게 고맙다. 이렇게 가족과 소 이야기를 쓴 막내에게도 고맙다. 병록아, 고생 많았다.

목차

소문을 열다|소년과 소 … 10

1부 소와 함께 살았소
시|저물녘 … 16
함께 걷던 밤 … 18
송아지와 소년 … 26
엉덩이에 뿔이 난 송아지 … 31
나비효과 … 36
소와 소년 … 42
사람 다음으로 소 … 50
땅속에 묻힌 비밀 … 54
기도하는 마음 … 59
천하장사의 트로피 … 64
오감으로 느끼는 소 … 69
시|고삐 … 74

2부 소를 타고 왔소
시|목돈 … 78
어머니 일기 1 … 80
어머니 일기 2 … 84
신정숙 약전 … 89
소처럼 일하는 것보다는 … 93
우유의 힘 … 98
소를 굶길 수는 없다 … 102
편식의 이유 … 107
쇠귀에 경 읽기 … 113
정보화 시대의 도래 … 118
따뜻한 등 … 122
시|소를 타고 … 124

3부 소가 그립소
시|복 … 128
사이가 멀어지다 … 130
갈비탕과 꽃등심 … 136
소떼를 몰고 … 141
워낭 소리 … 145
출근의 힘겨움 … 150
소처럼 일하다 … 154
참을성과 불뚝성 … 158
랜선 축사 … 160
소튜브 … 164
소를 키우시겠습니까? … 168
눈망울을 바라보다 … 171
시|하루 … 174

소문을 닫다|소에게 전하는 미안함 … 178

본문중에서

목돈
-어머니 일기장의 시

오늘
7개월 된 송아지를 팔았다

새끼를 팔고 나면
어미소는
밥도 안 먹고
소리를 지른다

3일은 지른다
가슴이 아프다

남의 집에 가서도 잘 크라고
마음으로 빌었다

-78~79쪽



어미 배에서
아홉 달을 살다가 태어난다
금세 걷는 법을 배운다
젖 떼고 여물을 먹고
외양간 밖을 몇 번 뛰어다니면
뿔이 돋는다
코가 뚫리고 고삐에 묶인 채
부지런히 살을 찌우다가
멍에를 쓴다
무거운 바위를 끌고 다니며
일소가 된다
콧김을 푹푹 내뿜으며
논밭을 갈고
달구지를 끌고 다닌다
힘겨운 하루를 겨우 견디고
저물녘에 집으로 돌아오는

일소만이
늙어서 죽는 복을 누리나니
-128~129쪽

저자소개

유병록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82

1982년 충북 옥천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농사짓고 소 키우는 집에서 여러 동물과 어울려서 자랐다. 읍내로 이사해서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며 고향과 소에게서 조금씩 멀어졌다. 지금은 경기도 일산에서 글을 쓰고 책 만드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 그동안 시집 『목숨이 두근거릴 때마다』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 산문집 『안간힘』을 냈다. 2014년 제21회 김준성문학상(21세기문학상,이수문학상), 2021년 제21회 노작문학상, 2021년 제23회 천상병시문학상을 수상했다.

노석미 [그림]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71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너무해'전, '즐거운 가게'전, 'Study for something beautiful'전, '샤워'전, '악수하기'전 등의 개인전과 서울, 뉴욕, 베를린 등에서 여러 차례의 그룹기획전을 했다. 또한 일러스트레이션, 디자인, 인형만들기, 아트상품 제작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쓰고 그린 책에는 '나는 네가 행복했으면 해', '피델리오', 'Still life' 등이 있고, 그린책에는 '아기구름 울보', '히나코와 걷는 길', '로맨스 약국', '붉은 손 클럽' 등이 있다. 현재 경기도의 조그만 집에서 시로, 똘똘이, 후추, 봉봉, 씽이라는 다섯 마리의 고양이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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